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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광화문] <루이>의 흑초냉면 ..

하루는 무더웠지만 예원학교에 차를 세우고 덕수궁을 지나 성공회 대성당을 따라 루이로 갔다. 짜장면을 먹으니 딱 맞는 시간이었다. 사실 루이의 짜장면 때문에 식사를 할 수 없었던 것이었다. 하지만 나는 그날 짜장면을 먹지 못했다. 바보같이 지갑을 차에 두고 온 것이다.그때의 아픈 기억을 되살려 다시 길을 떠났다. 지갑이 들어 있는 엉덩이를 한 번 손으로 토닥이고 덕수궁을 지나 성공회 대성당을 돌아보고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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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간은 12시 40분. 아직 점심시간이다.  방금 한 팀이 기다리고 있었더니 호출을 받았다.혼자 먹을 자리도 있나요? 조심스럽게 물었더니 친절하게 기다리면 안내하자고 했다. 마음이 편해지다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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건물 밖 배너에는 흑초냉면이라고 적혀 있었다. 가격은 아주 비싼 편이지만 오늘은 이것을 먹어 보자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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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다리면서 밖에 놓인 메뉴 중 한 칸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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드디어 나왔어. 멋진 비주얼이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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옛 홍대 앞 동천홍에 버금갈 정도로 진한 국물이다. 맛은?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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면 굵기가 보이나요? 옛날 아주 맛있게 먹었던 서초동 '리향'의 냉면과도 비슷한 굵기의 국수이다. 적당한 탄력, 아주 훌륭한 면발에 국물도 대만족. 검은 식초의 풍미를 확 느낄 수 있는 멋진 국물이다. 땅콩 소스를 따로 주는 것도 추천해요.값이 너무 비싼 것만 없다면 최고의 중국 냉면이라고 인정할 텐데. 어쨌든 맛으로만 따지면 최근에 먹어본 냉면 중 최고란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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얼린 홍시를 디저트로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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맛있는 것을 먹었더니 무더위도 짜증이 나지 않는다. 정겨운 덕수궁 돌담길을 걷다가 그 옆에는 농촌시장(?)이라는 이름의 장이 섰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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엄청 더운데 이화여고 학생들이 서명운동을 하고 있었다.아이들은 뜨거운 열기에 뺨이 빨개진 채 목이 쉬어 서명해 주세요라고 외치고 있었다.너무나 고맙고 이뻐서 마음이 아팠다. 수고하세요라고 말했다.몇몇 미친 어른들의 구역질이 난 얼굴이 떠올라 화가 치밀었다.